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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성능점검 책임보험 제도 시행으로 중고차시장이 어수선합니다.

정부의 무리한 강행을 탓하기도 하고 매매업계 대응의 미흡을 탓하기도 합니다. 중고차매매 관련 소비자보호 강화의 필요성을 부인하진 않지만 그 방법이 꼭 성능점검 책임보험 강제 가입이어야 하느냐는 볼 멘 소리도 높습니다.

매매상사 대표들의 불만도 크지만 일선에서 직접 소비자를 상대하는 일반 매매사원들의 불만이 특히 더 큰 것 같습니다.성능점검 관련 비용을 소비자들에게 전가시킬 수 있다고 국토교통부가 공문까지 내려보냈지만 여전히 불만의 목소리가 그치지 않습니다. 지금도 매도비 등 이런저런 비용의 징구가 쉽지 않은데 거기에 성능점검 비용까지 추가로 구구절절 설명하는 악역을 왜 매매사원들이 떠 맡아야 하느냐는 것입니다.

그런 항의의 이면에는 중고차 매매업이 이전보다 수익성이 악화되어 있다거나 장래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불안감도 있는것 같습니다. 주위에서 마주 대하는 시장 사람들 대부분이 그런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영업도 잘 안되는데 정부에서 자꾸 이런저런 규제성 조치를 계속 내놓으니 화가 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언뜻 장사꾼의 넋두리라고 생각할 수 도 있지만 이렇게 저렇게 흘러가는 중고차시장 상황이나 환경을 보면 그거싱 단순한 엄살이 아님을 느끼게 됩니다. 개인적으로도 중고차시장의 수익성이 계속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중고차시장의 매출이나 수익성이 악화될수 밖에 없는 이유와 증거를 한번 통계적 관점에서 살펴보려 합니다.

1. 중고차 거래대수의 감소 추세

중고차시장은 원래 수요의 항상성이라는 특성이 있어 년도별 증감이 그리 크지 않습니다. 엄청난 외부 환경 변화가 있지 않는 한 수요가 감소하는현상도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 그런 중고차시장이 2017년에는 전년대비 소폭 감소하는 현상을 보였습니다. 2016년에 신차 판매시장이 감소한 것과 2017년 하반기부터 중고차시장에 현금 영수증제도가 도입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2. 신차판매시장 침체상황 지속

신차판매대수도 계속 감소하고 있습니다. 2016년 이래 계속되는 신차판매시장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2018년 7월이후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가 계속되고 왔지만 신차판매시장 활성화의 조짐은 여전히 보이지 않습니다. 수입차 판매도 계속 부진합니다. 한 때는 국산차 시장의 부진을 일부 커버할 정도로 수입차 판매가 호조를 보이기도 했지만 이 또한 2018년 이래 계속 하향 곡선을 보이고 있습니다.

개소세 인하는 당초 2018년 연말까지만 한시적으로 적용 예정이었지만 계속되는 자동차시장 침체로 인해 올해 6월까지 다시 연장을 했다가 다시 금년 연말까지 인하 적용을 연장하기로 했습니다. 그 만큼 자동차시장의 판매가 부진하다는 증거입니다. 특히 금년 들어 전기 대비 감소세가 크게 확대되고 있습니다.

3. 중고차시장의 경쟁 상황 심화

매매단지의 계속적 증설과 그에 따른 매매업체 수의 지속적 증가로 매매업체 간 경쟁이 심해지고 있습니다. 상품용 중고차의 매입과 판매에서도 경쟁이 일고 있지만 매매사원을 둘러 싼 영입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고정 급여를 지급받는 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영입 경쟁은 주로 자금 대여의 확대나 입금 조건의 완화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상사대표 입장에서는 리스크의 확대와 수익서의 악화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매매사원들 입장에서도 중고차시장에서 영업 환경이 계속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현금영수증 제도 도입 이후 원천징수가 일반화됨에 따라 대부분 영업수익이 노출되어 과세가 됨에 따라 종전 대비 수익이 감소한 것입니다. 당위성 여부를 떠나 과거 대비 여러가지 측면에서 불리해 진 것이 사실입니다. 제도 도입 전후에 한계 상황을 접한 상당수 매매사원들이 이 시장을 떠나기도 했습니다.

전체 매매사원수가 감소하다 보니 매매상사당 재직 매매사원 수도 계속 감소하고 있습니다. 전체 매매상사 수는 계속 증가하는데 매매사원 수는 2018년 이후 감소세로 전환됨에 따라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매매단지 개장 러시(RUSH)가 예상되는 2020년에는 특히 이런 현상이 절정에 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결국은 매매상사대표나 매매사원 모두 매출액이나 매출이익이 감소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중고차 시장의 절대 크기가 늘어나면 모르겠지만 위에서 살펴 본 대로 중고차 시장은 최근 몇 년간 정체 내지는 감소 추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그럴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입니다.

4. 세무 및 금융 환경의 악화

1)중고차 관련 세정의 강화 압박

또 하나 중고차 매매업계의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거론하지 않을 수 없는 요인은 납부 세금의 증가입니다. 2014년에 도입된 중고차 거래 인감실명제로 장외 거래가 상당폭 감소되었습니다. 실명제 이후 나타난 당사자 거래의 감소로 확인된 사실입니다. 이에 따라 필연적으로 매매사원들의 세금 납부가 증가되었습니다. 그리고 2017년 7월부터 적용된 현금 영수증 제도로 인해 전체 매매업계의 세금 납부액이 다시 크게 증가하게 되었습니다.

중고차 매매 관련 부가세나 관련 사업자들의 종합소득세(혹은 법인세)통계를 국세청이 별도로 구분하여 공표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여기서 그 증가 내역을 통계적으로 거론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간접적으로 그 증가 추세를 입증하는 방법은 있습니다. 바로 행정안전부의 지방세 통계 연감에 나와 있는 중고차 이전등록에 따른 취득세 통계를 통한 방법입니다.

위 통계는 연도별로 중고차 취득세를 부과한 건수와 금액을 정리한 통계입니다. 2017년의 실질 중고차 거래대수는 약 255만대입니다. 그런데 이 대수 중 취득세가 완전 면제되는 경차, 전기차, 하이브리드 차량이나 다자녀 가구와 유공자, 장애인 등이 구입하는 일정 등급의 차량 대수 등이 제외되어 위와 같은 취득세 납부 통계가 공표된 것입니다.

위 통계에 따르면 해마다 중고차 판매 관련 전체 췯그세 및 대당(건당) 취득세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납부 대수의 증가율 대비 전체 징수액 및 대당 징수액의 증가율이 크게 높다는 것은 과세 표준액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현상은 중고차 매매관련 실거래가 신고비율이 계속 높아지기 때문에 나타나는 결과입니다.

실거래가 신고 비율이 높아지게 되면 자연스럽게 부가가치세나 종합소득세(혹은 법인세) 납부액이 더불어 증가하게 됩니다. 위 통계상 2017년의 중고차 취득세 징수액 만도 1조 천억원에 이르고 있습니다. 2015년 이래 매년 1,000억원 정도가 증가한 결과입니다. 대부분의 취득세는 일반 소비자가 납부한 것이겠지만 그 중 일부는 중고차매매업체가 상품용 이전등록시 고가격 중고차(대당,2,857만원 이상)라는 이유로 납부하는 금액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매매상사가 소유하려고 혹은 사용하려고 이전등록을 하는 것이 아님에도 행정안전부는 위와 같은 부당한과세 기준을 아직도 고집하고 있습니다.

당위성 여부를 떠나 이러한 세금 납부 압박의 강화와 그에 따른 세금납부액의 지속적 증가로 인해 중고차 매매업계의 불만과 불안이 커지고 있습니다.

2)금융 관련 규제의 강화

"이자제한법"의 규정상 우리나라에서는 법정 최고 금리가 연 24%로 제한되어 있습니다. 영세 서민을 보호하기 위한 명분이라고 하지만 중고차 영업의 현장에서는 이런 규정이 활성화를 제한하는 부작용을 낳기도 합니다. 신용이나 담보력이 약한 사람들에 대한 대출이 제한되어 중고차 수요를 억제하게 된다는것입니다. 대출을 받지 못하는 소비자들은 역외 시장의 유혹에 넘어가 더 큰 구렁텅이에 빠지기도 합니다. 중고차 유통의 이력이 긴 미국의 경우 BHPH(Buy Here Pay Here)라는 특별한 제3금융을 통해 신용 취약이나 영세민들이 중고차를 구입할 수 있는 경로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금융위원회는 이달 17일부터 저축은행과 캐피탈 회사 등 제2금융권에도 'DSR(Debt Service Ratio /총부채 원리금 상환비율) 관리지표'를 도입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중고차 사면서 할부금융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은 본인의 연간 소득 대비총 부채를 심사받아야 하는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심사 과정에서 소득대비상환능력이 의심되는 소비자는 대출이 거절되어 중고차 구매를 포기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위 두가지 사례는 중고차 관련 금융 환경의 악화 사례입니다. 중고차 금융은 중고차시장의 활성화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매우 중요한 수단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중요한 요소들이 자꾸 중고차시장에 불리한 방향으로 변화해 가고 있습니다. 이래저래 중고차 매매업의 사업환경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5. 시장 사람들의 불안, 그리고...

위와 같은 상황에서 성능점검 책임보험 의무가입이라는 부담이 추가되다 보니 중고차 시장 사람들의 긴장과 분노가 커지게 된 것같습니다. 지금 하고 있는 사업 운영에 대한 불안 그리고 장래의 중고차시장의 불확실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중고차 시장 사람들의 반발이 커진 것 같습니다. 거의 2년 전에 예고되고 입법화되어, 한 동안 발효를 유예한 끝에 어렵게 시행되었지만 일반 중고차시장 사람들에게 제대로 그 내용이 알려지지 않은 것도 많은 사람들이 분노하는 이유인듯 합니다.

성능점검 비용의 소비자 전가를 국토교통부가 결정(용인?)하여 공문까지 내려 보낸 것에 일부 사람들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인도하기도 하지만 일부 사람들은 그것이 답이 아니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성능점검 비용의 직접적인 소비자 부담이 논리적으로 타당하지도 않다거나, 소비자의 부담 증가가 결국은 중고차시자으이 수요를 제한하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체계적인 보증이 가져 올 수 도 있는 중고차시장 이미지 개선이나 대 소비자 서비스 개선 및 수요 창출의 긍정적 효과에 대한 기대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그런 얘기를 나누는 분위기가 아닌 듯합니다. 그런 기대를 하는 사람들이 아예 없지는 않지만 당장은 사태 추이를 관망하고 있는 듯 합니다.

최근에 '토스'라는 송금지원 앱을 사용하게 되면서 IT 시스템의 편의성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습니다. 앱(APP)을 다운받고 자신의 통장 번호만 입력해 놓으면 계좌 조회나 송금이 그렇게 편할 수 없습니다. 공인인증서와 보안카드 혹은 OTP라는 거추장스러운 족쇄를 단 채 일일이 인증을 받아 송금을 하는 것에 비해서 이 간편앱 시스템은 정말로 편리하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중고차 거래 시 관련정보의 확인이 이 수준으로 제공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중고차에 대한 수요가 적지 않게 증가할 것이 확실할 것 같습니다. 실물과 제공 데이터의 매칭이 확실하게 보장된다면 허위매물의 근절도 가능 할 것입니다.

아직 우리나라 중고차시장에는 그런 수준의 편리한 플랫폼이 없어 보입니다. 이런 저런 앱이나 시스템이 있지만 진정으로 혁신적이라 할 수 있는 것들은 별로 없다는 것입니다. 혹시 최근에 붉어져 있는 성능점검 책임보험 가입 의무화 조치를 이러한 거래 시스템의 혁신화 과정으로 볼 수 있을까요? 유감스럽게도 그렇지는 않은것 같습니다. 시스템의 혁신보다는 민원 해소 차원의 소비자보호 대책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정부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고 매매업계에서도 그렇게 받아들이고 있는 듯 합니다. 새로운 중고차 시장의 방향과 형태를 결정하는 것은 누구일까요 중고차 사람들 일까요 혹은 중고차 정책을 결정하는 관료들일까요 아니면 매매의 상대방인 소비자들일까요

중고차시장의 초창기에는 정부의 정책이 시장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시장의 완숙기에는 소비자들의 심리와 선호에 따라 시장이 흘러갑니다. 우리나라는 시장의 형성기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성숙한 시장도 아닌 듯 보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쯤이 정부의 규제보다는 시장사람들의 사업의지가 앞서야 할 시점이지 않을까요?

그런 상황이지만 무언가 시장 사람들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여전히 정부의 정책 위주로 이 시장이 유도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시장사람들의 주도가 꼭 중고차 사업자들의 매출과 이익 위주를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 이기적 형태는 시장에서 소비자들이 용납하지 않습니다. 단지 불필요한 혹은 과다한 정부의 규제를 차단할 수 있을 정도의 자정활동이나 내부 통제 시스템을 가지고 사회적 여론을 형성해 나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 노력의 주체가 중고차시장 사람들이 되는 떄가 그런 시대입니다.

문득 지금 우리나라 중고차시장이 대 전환기의 초입에 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